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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건가?’ ‘출도하자마자, 도전장을 내민다고?’ ‘스님 맞냐? 무슨 패기가 와!’ 웅성웅성-
광원의 한 마디에 후기지수들은 물론, 중진들조차 경악스런 얼굴로 수군거렸다.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백도의 백년지대계를 자축하고 신입 간부들을 임명하며 더불어, 예상치 못하게 현 무림맹주가 퇴임 의사까지 밝힌 의미 깊은 자리다.
한데 강호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약관의 스님이 특정인을 지목하여 비무를 신청하는 모습은 가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하지만.
‘광오하다 탓할 수는 없지.’ ‘소림의 광자 배 인물이 아닌가. 배분으로 따져도 충분히 저런 말은 할 수 있을 터.’ ‘공승대사의 수제자라면 구대문파의 존주와 동급이다. 결코, 버릇 운운할 일이 아니지.’ 이내 중인들은 생각을 바꾸었다.
확실히 광원의 배분은 특별하다 못해, 경이로울 지경.
그의 등장 이전, 소어가 이미 관행을 초월해 투신의 수제자가 되고, 검후를 홍련 할머니, 홍인걸을 방주 할아버지라 부르는 기이한 행보를 선보였지만, 광원의 경우는 한술 더 떠, 괴랄한 수준이었다.

유구한 역사만큼 보수적인 집단으로 손꼽히는 소림.
그 소림에서 약관의 스님이 광자 배의 배분을 가졌고, 세이프파워볼 세이프게임 공승대사의 수제자가 되었단 사실은 실로 파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나 중인들의 당혹스러움을 뒤로한 채, 광원은 태연히 일관하며 말을 이었다.
“이미 진 소협과는 본산에서 약조한 바가 있습니다. 하나 빈승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려, 불손한 억측을 사전에 배제하고자 합니다. 소림과 모용세가. 모용세가와 소림. 양자 간, 펼쳐지는 이번 비무는 악의나 투쟁심의 발호가 아닌, 백도의 발전과 균형을 위함이니 다들 기꺼운 마음으로 본산으로 오셔서 참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과 함께 광원이 반장하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 모습에 몇몇은 함께 고갤 숙였고, 또 누군가는 소어와 광원이라는 희대의 두 고수 간, 벌어지는 역대급 비무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백도의 발전과 균형을 위함이라고? 풋. 가식도 적당해야지. 크큭.’ 소어는 그만 피식, 조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불행히도 그 찰나의 순간을 소림 측 인물들은 놓치지 않고 똑똑히 목도하였다.

‘감히 광원 사숙의 말을 비웃는단 말인가?!’ ‘제깟 놈이 아무리 투신의 수제자라지만 저런 건방진 작태를!’ ‘아미타불… 시주는 이번 기회에 천외천의 존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오!’ 물론 그런 소림 측 인물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용세가 사람들은 소어와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스님이 용기가 참 가상하네. 저러다가 대사형한테 피 또… 아니, 호되게 당할 텐데. 킥킥.’ 특히 모용화는 광원의 패기 돋는 발언이 우스웠는지 먼발치, 인단 생도 대열에서 픽, 웃음 짓고 말았다.


“야! 그래도 이리 좋아해도 되냐?” “뭐 어때? 오늘은 우리 날인데.” “그래두… 맹주님이 퇴임 의사를 밝힌 날이기도 하잖아. 한데, 축제 분위기라니.” “높은 사람들 일은 높은 사람들이 알아서 하는 거고. 그냥 우리는 즐기자. 이제 지긋지긋한 생도 딱지도 끝인데” “아씨! 나도 몰라! 내가 뭐라고 맹주님 걱정을 하냐? 낄낄.” “마시자!”
“들이부엇!”
“한백이 넌 술 마시지 말고, 인마!” 현재 생도들의 상태는 대략 이러했다.
그간 축적되었던 응어리와 부담감이 단번에 사라지자,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게다가, 졸업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학관 측이 본관, 별관 할 것 없이 연회석을 만들어 파워볼게임사이트 주었으니, 아직 젊은 남녀로 구성된 생도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왁자지껄 떠들어대며 분위기를 즐겼다.

물론 그들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금일, 무림맹의 맹주실엔 유례없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항상 딱딱한 분위기의 회의만 일삼던 곳이, 오늘은 산해진미와 함께 귀하디귀하다는 금존청이 올라 거나한 술상이 차려진 것이었다.
그곳엔 맹주 하원상을 중심으로 우측엔 공승대사와 소림의 인물들이, 좌측으론 개방방주 홍인걸과, 아미파의 홍련사태를 비롯한 오대세가의 중진들, 맞은 편엔 학관의 교관들이 착석하였다.
“맹주님. 정말 놀랐습니다. 갑작스런 사퇴라니요. 어찌 일언반구 말씀도 없이…” “그러게 말입니다. 아직 한창이신데, 더 활동하시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청성, 공동, 점창의 중진들이 맹주 하원상을 향해 아쉬운 소릴 털어냈다.
물론 예의상 하는 소리다.
새로운 맹주가 선출된다면 무림맹 전체가 크게 개편될 터, 현재 모든 이들은 머릿속으로 주판을 튕기며 자신의 문파와 개인의 영달에 대한 번민에 사로잡힌 채였다.
“허허. 실은 진작 물러나고 싶었소. 불행히도, 투신께서 작고하신 후 백도가 어지러워지기도 했고, 지난 몇 년간 귀마강시의 일과 우천마검, 노영명의 일로 혼선을 빚었기에 늦춰졌을 뿐. 또한, 본인의 사퇴는 이미 맹의 장로들과 오래전부터 상의를 해오고 있었소.” “맹주님…”

“하나 맹주를 교체함에 있어, 우리는 신중해야 할 것이오. 오늘은 천문관의 총군사이신 제갈 대협도 자리하지 않았고, 맹 측에서도 아직 차기 맹주 선출에 관해 협의를 끝내지 않았으니 이 문제는 추후 논의하도록 합시다.” 차기 맹주 선출과 관련된 문제로 가타부타 말이 길어질 것을 직감한 하원상이 말을 끊었다.
워낙 대놓고 끊어버린 터라, 다른 문파의 인물들도 내심 아쉬움을 억누르며 더 이상 그 일을 거론할 수 없었다.
“대신 오늘은 향후, 백도무림 전체를 견인해 나갈, 불세출의 두 젊은 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는 게 어떠하겠소? 이처럼 많은 정파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쉽지 않으니 말이외다.” 하원상의 시선이 차례로 소어와 광원을 향했다.
그러자, 다른 인물들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두 사람에게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때, 첫 포문을 연 것은 광원이었다.
“맹주님. 저와 진 소협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신지요?” “껄껄! 그렇지요. 두 분이 아니라면 어찌 불세출의 두 젊은 고수를 운운할 수 있겠소이까?” 하원상은 광원에게 존대를 했다.
나이를 고려했을 때,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지만 공승대사가 자신보다 어른인바, 그를 감안한 처세였다.
“과찬에 소승,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하원상이 연신 허허로이 웃으며 이번에는 공승대사를 향해 물었다.
“공승대사. 어찌 이처럼 대단한 수제자를 지금껏 숨겨두셨습니까? 저뿐만 아닌 파워볼실시간 모든 강호인이 놀랐을 겁니다.” 일순, 공승대사의 얼굴에 한줄기 미소가 떠올랐다.
이쯤 되면 어린 제자의 첫 출도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었으니까.

“아미타불……. 비단 광원뿐이겠습니까. 투신 모용 대협 또한, 진 소협이란 불세출의 영웅을 꽁꽁, 숨겨두었었지요.” “허허헛. 아무튼 두 젊은 고수들의 비무라니 저 또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부디 좋은 친선 대결이 되었으면 하는구려. 이번 비무를 통해, 본 소림은 그간 등한시했던 우리의 역할을 다시 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오.” 순간, 장내의 분위기가 기묘하게 흘렀다.


공승대사가 말하는 ‘우리의 역할’.
바로 소림의 역할이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기 위해 중인들은 속으로 골을 싸매야 했던 까닭이다.
‘소림이 슬슬 백도의 중심에 서고자 하는구나!’ ‘아무래도 차기 맹주와 관련된 정국의 중심에 소림이 존재를 빛내게 되겠군.’ ‘지금껏, 무림맹은 소림보다 다른 문파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하였으나 앞으로는 달라지겠어.’ 대부분은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이어지는 하원상의 말에 그 기묘하고 낮게 깔린 침묵의 무거움은 이내 사라졌다.
“그리될 것입니다. 소림이 괜히 소림이겠습니까? 껄껄! 물론, 광원대사는 고생이 이만저만 아닐 테지만요.” “…….”
“진 수석 교관은 정말 끔찍할 정도의 강적이니까 말입니다.” ‘아……!’
일순, 중인들이 마음으로 장탄식을 터뜨렸다.

하원상의 말은 얼핏 듣기에 소림을 추켜세우는 듯했지만, 그 이면에는 광원이 결코, 소어를 쉬이 꺾을 수 없을 거란 의미를 담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호호. 지당하신 말씀이에요, 맹주. 소어는 보통내기가 아니죠.” 잠자코 있던 홍련사태도 입을 열어 덧붙이는 건 물론.
“껄껄껄! 비단 무공뿐이겠소? 소어는 어릴 적부터 심계 또한 보통이 아니었지. 광원대사께선 강호의 첫 출도부터 난적 아닌, 난적을 만난 셈이외다.” 개방방주 홍인걸마저 하원상과 홍련사태의 말을 거들고 나섰다.
‘광원을 우습게 보고 있군.’ 공승대사를 비롯한 소림의 인물들은 쓴맛을 다셨다.
하나 그간 소어의 족적이 대단했던 건 사실이라, 그저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그때, 광원이 소어를 향해 나직하게 입을 뗐다.
“진 소협을 향한 명숙들의 신뢰가 이리도 깊으니, 빈승은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부디 진 소협께서 큰 가르침을 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와… 이 민머리 스님께서 끝까지 사람을 자극하네? 심리전이라도 하자는 건가? 백부님 앞이라 자중하려 했더니!’ 소어는 광원에게 몇 번이나 놀라는지 이제는 헤아리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도 어마어마한 신분과 나한전을 극복한 이력에 기함을 토했는데, 오늘만 해도 벌써 수차례 예의와 명분의 허울을 쓴 도발을 일삼고 있지 않은가.
하나 당혹스러워할 소어가 아니었다.

누구보다.
“그 기대에 충분히 응해드리겠습니다. 대신!” 입담에 강한 게 바로 소어였으니까.
“대가는 만만치 않을 겁니다. 제 주먹이 좀 세거든요. 물론 많이 다치셔도 본가에 치료비 청구는 하면 안 됩니다? 광원 스님? 하… 하하핫!” 한데 좀 무리수였나보다.
모용백은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얼굴이 푸르뎅뎅해졌고, 소림 인물들의 민머리엔 불편한 핏줄이 움푹 돋아나는 게 아닌가.
‘소어야. 이번엔 선을 넘고 말았구나!’ ‘무리수야, 무리수! 정말 못 말리는 녀석이구먼. 실시간파워볼 클클.’ 홍련사태와 홍인걸마저 미간을 좁히며 소어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이튿날.
<사직서>
-이름 : 진소어.

-직위 : 무림맹 1급 간부, 백무학관 수석 교관.
-소속 : 모용세가.
-사직 사유 : 일산상의 이유.
언제나 그렇듯, 소어의 작문은 심하게 간결하고 직설적이다.
백무학관의 행정 전반을 담당하는 청일 교관은 일전에도 소어가 값비싼 약수의 재료 지원 건으로 건넨 결재서류를 떠올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후후훗. 그때도 무한 체력이니 육체개조니 하는 말 같지도 않은 명분으로 그런 서류를 들이밀었었지.’ 하나 그 말 같지도 않은 기치 아래 소어는 그야말로 엄청난 업적을 이룩했기에 청일 교관의 웃음엔 조롱이 아닌, 흐뭇함이 담겨 있었다.
“진 교관님. 정말 가시려는 겁니까?” “어젯밤, 맹주님과 관주님께도 보고를 드렸어요. 사직서는 그냥 세이프파워볼 요식행위죠, 뭐. 부탁드려요, 청일 교관님?” “물론입니다. 승인하여 처리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소어가 교관실을 나가려는 찰나.
청일이 소어를 불렀다.
“진 소협!”
“네?”
“이제 어디로 가실 생각입니까?” “사천, 대악산 삼륜봉으로 갑니다.” 투신 모용천과 천마 위지운의 묘비가 세워진 곳.
바로 고향길에 나서는 소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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