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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모처럼 돌아온 세가의 모습은 생각보다 많이 변해 있었다.
본래의 본관 건물은 증축이 끝났고, 주변으로 두 채의 별관이 휘황찬란하게 완공된 상태.
더불어 아직 시공 중인 별관만 세 채에 육박했으니, 이 정도면 안휘의 남궁이나 사천의 당문만은 못 하겠으나, 강호의 무가(武家)로써 손색이 없었다.
‘설빙석 사업만 대박이 나면……. 더 넓고 좋은 건물을 추가로 건립할 수 있어. 그땐 진짜 중원 일번이다!’ 소어는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끼는 한편, 더 원대한 꿈을 품게 되었다.
그렇게 격세지감에 빠져있을 때였다.
혈족 모집의 공문과 소문을 듣고 산지사방에서 모여든, 모용성씨인들이 모용백의 소개를 통해 소어에게 인사를 건넸다.
“위명은 익히 들었습니다. 사해에 흩어진 인척들이 모일 수 있도록 힘 써주셨다고요. 덕분에 우리 가족은 이 드넓은 가문의 세가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진 공자! 세가의 일원이 된 이상, 세가의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리다! 고맙소!” “집안의 큰 어른이셨던, 모용천 대협의 수제자시라고. 듣던 대로, 용모 또한 탁월하시구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소!”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그들 대부분은 파워볼실시간 소어에게 깍듯하게 일관했다.
소어 역시, 묵례하며 말했다.
“과찬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잘 부탁드려야 할 사람은 바로 접니다. 세가의 외부제자, 대제자로서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그러자.
‘허……. 낯설다, 낯설어.’ ‘아마, 소어의 본색을 알게 되면 다들 까무러치겠지? 호호.’ ‘우리 공자님은 연기력이 대단하단 말이야. 껄껄껄!’ 모용백, 연소소 부부는 물론 대총관 역시 소어의 진중한 모습에 혀를 내두르다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나 다를까.
‘음… 저기 저 친구는 근골이 좋고! 저기 저 친구는 눈에 총기가 번들거리는 게, 제법 똘똘해 보이네. 어르신들도 하나같이 점잖으신 게… 잘됐다!’ 소어의 눈에 새 식구들은 ‘전력’과 ‘노동력’으로 비치고 있었다.
“다들 의기도 충만하시고 각오도 남다르신 거 같아, 보기가 좋습니다. 세가를 위해서 헌신해주시겠다는 그 마음. 정말 감사드려요. 그래서 말인데요…….” ‘나왔군.’ ‘뭘까?’ ‘혹시…’ 비릿하게 올라가는 소어의 입꼬리를 보며 모용백, 연소소, 대총관은 괜히 마음이 불안해졌는데….
그 불안감은 이내 실체화되어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졌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자녀 중 약관이 안 된 인원은 무공수련을 해야 파워볼게임사이트 할 것입니다. 본가는 모용성씨로 이루어진, 혈족이기 전에, 무가(武家)니까요. 이는 의무입니다. 저와 백부님을 포함한 무림맹에서 활약 중인 사매와 사제가 탄력적으로 지도하겠습니다.” “오! 무공이라.” “좋습니다. 제 아들 녀석도 무공을 배울 수 있다니, 감회가 새롭군요.” “호호호! 우리 딸내미가 진 공자께 무공을 배우게 되다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어요!” 여기까진 좋았다.
애당초 이들 중, 상당수는 자녀에게 공짜로 무공을 가르칠 수 있겠단 생각에서 세가의 문을 두드렸으니까.
하나 문제는 다음 이어지는 소어의 통보(?)였다.
“네네! 그리고 이제 이립(而立, 30세) 이상에 해당하는 분들의 역할이 남았는데요…….” ‘응?’
‘우리에게도 무공을 가르칠 생각인가?’ ‘무공은 나이가 많으면 배워봤자 대성하기 힘들다던데…’ 새로운 모용가의 구성원들이 의문을 느낀 채, 고갤 갸웃거렸다.
“본가는 아직도 추가로 전입할 모용인과 외부제자를 수용하기 위한 별채를 건립 중이에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갔죠. 하니, 오늘부터 각자 역할을 맡아 열심히 ‘일’을 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 “…….” “…….” 그제야 그들은 뭔가 일이 잘못되었단 걸 깨달았다.

물론 모용세가의 구성원이 된다고 해서 평생 놀고먹을 수 있다고 파워볼사이트 생각한 건, 아니었다.
하나, 일순 번뜩이는 소어의 안광을 목도하자 모종의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진 공자. 어떤 일을 말씀하시는 거요? 설마, 공사 현장의 인부로 일해달라는…?” “아닙니다. 이미 건설업자들과 이야기가 끝났으니 여러분은 다른 일을 하시면 돼요.” “예컨대?” “그건 차차 정해서 통보하겠습니다만, 가령 본가는 현재 설빙석의 유통 사업 건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처해있죠. 게다가 투자한 요령의 사업장이 꽤 많습니다. 유흥가는 물론, 전장, 포목점에 이르기까지, 한두 군데가 아니에요. 각자 특기에 따라 적절한 일감을 드릴 테니, 모용세가의 번영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시는 겁니다! 아! 물론 저는 지금도 견마지로를 다하는 중이랍니다. 하하핫!” ‘……!’ ‘……!’ ‘……!’ 그들의 얼굴에 푸른 기색이 감돌았다.
한마디로 개처럼 일하란 소리였으니까.
하나 장내의 누구도 반박할 수 없었다.
이치적으로도 맞는 말인 데다, 소어 본인이 세가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동분서주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부분에선 가주인 모용백 역시, 소어를 나무랄 수 없었다.

‘쯧쯧… 다들 소어에게 걸려들고 말았구나.’ 모용백은 그런 생각을 하며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고.
‘역시! 철두철미하시다니까! 저래야 부자 되지. 클클클!’ 그러잖아도 늘어난 식구들 때문에 예산 편성에 골머리를 앓던 대총관은 쾌재를 불렀으며.
‘아! 사부님은 우리 아버지를 보는 것 같구나!’ 제자, 이백은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라는 기치 아래 가문의 장자까지 일꾼으로 부려 먹던 부친, 이건희 대인을 떠올리고 말았다.


-끽끽!
-커흥!
“와……. 검둥이는 흰둥이가 무섭지도 않나? 본래 모든 금수는 호랑이 세이프파워볼 울음소리만 들어도 오줌을 지리고 도망치는 법인데.” “사부님. 제가 생태계(生態系)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지만, 아무래도 저 대성성이는 보통 영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범을 보고 동요하지 않는 동물은 처음 봅니다.” 소어는 제자, 이백을 대동한 뒤, 모처럼 흰둥이와 산행에 나섰다.
한데, 새끼 대성성이, 검둥이는 흰둥이에게 겁을 집어먹긴커녕,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흰둥이의 등에 매달려 끽끽거리는 게 아닌가?
더 웃긴 건, 흰둥이의 반응이었다.
흰둥이는 검둥이를 마치, 제 새끼 돌봐주듯, 연신 핥아대며 애정 공세를 퍼부었다.
“누가 그러던데. 호랑이와 개도 같이 키우면 형제처럼 지낸다고. 저놈들도 그리되려나?” “형제라기보다 아빠와 아들 같은데요?” “에잇! 잘됐지, 뭐. 저 봐. 저렇게 신나게 뛰어놀잖아. 하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사실 이 기이한 현상의 기저에는 흰둥이의 성장 배경이 존재했다.

흰둥이는 새끼 때부터 소어와 모용천의 손에 자란 탓에, 야생성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던 것.
게다가 모용천이 작고한 이후도 세가에서 수많은 사람의 손을 타게 되어 이젠 성질 더러운 동네 개보다 온순한 성정으로 굳어지고 말았으니.
덩치 큰 애완견이나 마찬가지였다.
“돈을 왕창 벌긴 해야겠다. 언젠간 흰둥이와 검둥이가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초대형 장원에 이런저런 거목도 심고, 산중 못지않은 환경도 조성해줘야지.” “사부님. 그러려면 재벌 되셔야겠군요.” “재벌이라…”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전까진 제가 낮이며 밤이며 가리지 않고 흰둥이와 검둥이를 데리고 산행에 오르겠습니다.” 소어는 내심 감복했다.
처음 이백을 봤을 때만, 해도 비실비실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불타오르던 그의 의지는 작심삼일의 발호가 아닌, 쇠심줄처럼 질기며 쉬이 변하지 않을 정심한 결의, 뜨거운 신념이었던 모양.
“백아.” “네, 사부님.” “내가 널 잘 보긴 잘 본 모양이야.” “어찌 그런 말씀을…” “선입견이 있었거든. 넌 재벌가 아들내미니까, 귀하게 자랐을 거란 선입견. 근데 틀린 거 같다.” “귀하게 자라긴 했습니다. 먹을 걱정 안 하고, 글공부를 했으며 좋은 의복을 해 입은 데다, 대궐 같은 집에 살았으니.” “……허. 어린놈이 의젓한 거 보소. 하하. 그나저나 해가 바뀌었으니 너도 약관이구나.” “네. 사부님은 스물두 살 되셨죠?” “응. 친구뻘인 날 사부로 모셔야 하는 네 운명도 참, 기구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요. 제가 모용세가의 제자가 되었고 사부님께 구배지례를 올린 순간부터. 저는 영원히 사부님의 제자입니다.” 이백이 잔뜩 멋있는 말을 늘어놓자, 소어는 재차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야! 이쯤 되니, 무슨 연기 같네, 연기 같아. 뭘 먹고 자랐길래 이렇게 행실이 바르고 말을 잘하지? 하, 참!’ 그런 이백의 심성이 소어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휴… 너. 안 되겠다. 내가 진짜 고수로 만들어줘야지.” “사부님…” “이 사부가 몸에 좋은 영약이란 영약은 죄다 구해다 먹이고 가르쳐서 삼 년 안에 일류로 만들어 줄게. 따라올 수 있겠냐?” “죽어도 따라갑니다!” “좋아. 소림의 속가 문하로 들어갔다던, 네 친형보다 훨씬 강하게 만들어 줄 테니, 믿어라.” “감사합니다! 사부님!” “대신 죽을 만큼 힘들 거야. 진짜 장난 아니거든. 지금까지 네가 한 수련의 한 10배쯤 된다고 생각해.” “기대되는데요?” ‘……미친!’ 일초지척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이백을 보며 소어는 황당함을 느꼈다.
그간, 의지로는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인단 생도들과 사제, 사매를 가르쳐봤지만….
앓는 소리는커녕, 외려 수련이 기대된다며 눈을 빛내는 녀석은 처음 본 탓이다.
“백아. 너 혹시. 수련이 재밌다거나 막 그런 건 아니지?” “네. 이런 힘든 수련을 누가 재밌다고 생각하겠어요?” ‘아……. 나랑 같은 과는 아닌데!’ 소어는 혹시나 하여, 이백이 자신과 같은 ‘수련을 웃으며 즐기는 자’가 아닐까 싶어 물었다.
“그럼 무슨 생각으로 고련을 버티는 거야?” “강해지자는 목적으로 입문하였고, 사부님을 모시게 됐잖아요. 그뿐입니다. 강해져야 하니까.” “아니. 그거면 됐다.” “넵.”
“그럼 죽도록 단련해보자.” 소어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다.
동시에.

‘그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친 수련법을 고안해보자. 저 의지 충만한 녀석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수련을. 아주 그냥, 살려달란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해주지. 흐흐.’ 소어는 희한하게도 사랑스런 제자에게 ‘승부욕’을 느꼈다.
지옥 교관과 근성 청년의 대결이 어떤 양상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었다.
그때.


“사부님. 청이 하나 있습니다만.” “말해 봐.” “내일 하루 말미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왜? 설마 수련 빼먹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닐 테고.” “그런 건 절대 아니고…….” “그럼? 말 못 할 비밀이야? 뭐, 숨겨둔 애인이라도 만나는 건가?”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 “내일 아버지가 세가에 당도하실 거라서요.” “???” 소어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왜… 그러십니까?” “그러니까. 내일. 너희 아버지가 학부모 된 자격으로 세가에 방문하신다? 그 말하는 거지?” “뭐… 그런 셈이죠.” “그러니까! 내일, 산동 이가장의 가주이신 이건희 대협이 방문하신다고?” “……그렇다니까요.” “야! 그걸 왜 이제 말해!” “네?”
“답답아, 답답아! 성실하면 뭐하누. 근면하면 뭐해! 이렇게 정무적 감각이 없는데.” “그게 무슨…” “따라와!” 이건희 대인의 방문 소식을 들은 소어는 부리나케 세가로 돌아갔다.
중원 최고의 거부를 맞이함에 있어 여느 무가보다 고고하고 실시간파워볼 기품 있으며 웅혼한 기상을 지닌 모용가의 정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까닭이었다.


“백부님! 지금부터 식솔 전원 대청소 실시 명령을 내려주십쇼.” “웬 대청소? 별관 시공 때문에 당분간 지저분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네가 그러지 않았느냐?” “아이! 안 된다니까. 오늘은 밤새 쓸고 닦고! 창고에 박아 둔 야명주나 장식품 같은 것도 휘황찬란하게 전시 좀 해두고! 백부, 백모님도 최대한 멋진 옷으로 갈아입으시고! 그래야 한다니까요!” 호들갑도 이런 호들갑이 있을까 싶을 만큼 부산을 떨어대는 소어의 모습에 모용백이 그의 등짝을 툭- 때리며 물었다.
“예끼! 요놈아. 대관절 무슨 일인데 그러냐? 혹시 우리 세가에 황제 폐하라도 오신다더냐!” “황제면 다행이지, 황제면! 까짓거, 황실에 잘 보여서 뭐 하겠어요!” “그럼?!” “내일 이 대인이 오신답니다.” “뭐?”
“이백이 부친 말입니다.” “사… 산동 이가장의 이건희 대인?” “네.”
“소어야.” “네.”
“……시작하자. 청소!” “흐흐.” “크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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